Jin Jin-yeon, left, converses with her daughter Hyun Yu-bin, right, who was once bullied at school, on Dec. 28 at their home in Daegu. By Gong Jeong-sik |
Jin Jin-yeon is a laughter therapist.
Since 2007, Jin has visited 500 places, including prisons and nursing homes, and helped more than 100,000 people suffering from bitterness and resentment. Jin tries to teach them to laugh away their pain.
Jin, 39, is helping other people, but also helping herself. She was bullied so badly in her school days that she tried to commit suicide several times. The rest of her life has been a steady recovery from that childhood ordeal.
On Thursday, when the JoongAng Ilbo met with Jin, she introduced herself as a “love activist.” The words “I love myself” are written in thick, bold letters on the wall of Jin’s bedroom in Daegu above a mirror she looks into every morning. Written on her wrist is a thick bold scar from a suicide attempt in the eighth grade when she thought death was preferable to a life of being bullied.
After the suicide of a 13-year-old student in Daegu on Dec. 20, the nation has focused on the constant - and constantly overlooked - problem of bullying in Korean schools. That student, who has only been identified by his surname Kwon, left behind a four-page suicide note that his mother released to the media. Its eloquent agony, and the boy’s poignant sadness of knowing he was voluntarily leaving the family he loved, stunned the nation.
It was only luck that kept Jin from meeting the same fate.
In 1985, during a practice for a school play, Jin got into a quarrel with a friend. She was 13 years old. The friend took the altercation seriously and enlisted other girls to gang up on Jin. From that day on, Jin was slapped in the face and kicked. When she became close to a new friend, the bullies broke up the friendship, telling the other girls she’d become an outcast if she were friends with Jin.
Jin never told her mother or teachers about the bullying because the bullies said they would exact revenge.
When Jin’s older sister spotted bruises on her body, she reported it to the school, and the teachers found out about the bullying. But Jin said the school did nothing. Even Jin’s mother, the breadwinner of the family, shrugged off the bullying. “This is what happens among young students,” she said.
The physical abuse petered out, but Jin now feared other people and couldn’t make friends. When she turned 14, she jumped into the kitchen furnace in her home to kill herself. But her family discovered her soon enough to save her life.
That was the first of four suicide attempts.
“I guess the bullies look back on their behavior and think it was a joke,” Jin said. “It isn’t. School violence is a serious crime that can ruin lives.”
Jin eventually married and had a daughter. But she was suffering from depression and bipolar disorder.
One day, Jin realized she was violent to her own daughter, and she knew she needed psychological counseling.
“I saw myself hitting my daughter’s palms with a stick,” Jin recalled. “When I found myself acting the way the bullies did to me, I was disgusted with myself.”
Jin enrolled in night classes in counseling in 2003 and then studied counselling through a cyber university and began working as a therapist.
And when she started counseling people, she felt she was continuing her own treatment.
Then in 2009, her 13-year-old daughter was bullied by five of her classmates.
Jin took the opposite approach of her own mother 20 years earlier. She instructed her daughter to “treasure herself” and assured her “there’s always a family who watches over you.” Jin worked on building up her daughter’s self-esteem and confidence. And then she advised her to secretly record the bullying against her on her cell phone. With that evidence, Jin approached the parents of the bullies. Jin’s daughter’s “outcast” days at school lasted only a month.
“Students, parents and teachers have to realize how serious school violence is,” Jin said. “The reason I suffered years after the bullying ended is because my teachers and mother failed to provide me with any help. Adults are a big part of this problem. They have to stand up against school violence.”
Jin acutely remembers how alone she felt when she was bullied. When the bullying was reported to the school, Jin’s teacher asked her if she wanted the bullies to be punished. The question scared the vulnerable 13-year-old girl, and she said no. Twenty years on, Jin said she still regrets that response. Her bullies should have been punished, she said. Only severe punishment can stop the bullying.
“I know better than anyone how much suffering the middle school student from Daegu went through,” Jin said. “School violence must be eradicated, and adults should be the first to be taught how serious a crime it is. Then, the children can be taught.”
“No parents should think their children are exceptions - of being bullied or being bullies.”
By Yoon Seok-man [sharon@joongang.co.kr]
학교 폭력에 '자살시도 5번' 했던 엄마, 딸도 왕따 당하자…
나는 내가 좋습니다
학교폭력에 맞선 사람들 … 26년 전 악몽 이겨낸 진진연씨 오늘
진진연(40)씨는 웃음치료사다. 2007년부터 교도소·요양원 등 500곳에서 행복을 전파하는 강의를 했다. 진씨가 만난 사람만 1만여 명. 아픔의 응어리를 간직한 이들은 그와 함께 큰 소리로 웃어젖힌다. 진씨는 29일 자신을 ‘자기사랑운동가’라고 소개했다.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집 안방 거울에도 ‘나는 내가 좋다’고 써 붙여놨다. 그의 손목에 문신처럼 남은 새까만 칼자국…. 꿈꾸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여중 2년 때 겪은 학교 폭력의 기억이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간혹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1985년 중학교에서 연극 연습 중 벌어진 친구와의 말다툼. 그날 이후 동급생 여럿이 진씨의 뺨을 때리고 발로 짓밟았다. 다른 친구가 진씨와 친하게 지내면 그 아이까지 괴롭혀 외톨이를 만들었다. 협박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멍 자국을 발견한 친언니의 신고로 학교가 알게 됐지만, 학교는 가해 학생을 처벌하지 않았다. 혼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도 ‘애들 일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폭력은 잦아들었지만 진씨는 대인기피증으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이듬해 중3 때 그는 집에서 연탄 아궁이 뚜껑을 열었다. 가족에게 발견돼 생명을 구했지만 성인이 돼서도 네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가해 학생들은 장난이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큰 죄입니다. 학교 폭력은….”
결혼 후 낳은 딸을 상대로 조울증 때문에 폭력을 쓰는 자신에게 놀라 진씨는 웃음치료사가 됐다. 다른 이들의 아픔을 감싸며 자신의 상처도 아무는 듯했다. 하지만 2009년 중2 딸이 친구 5명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너 자신을 소중히 여겨라. 언제나 너를 지켜보는 든든한 가족이 있단다.” 진씨는 매일 서너 시간 딸과 대화하며 자존감과 믿음을 심어줬다. 가해 학생들의 행동에 꿋꿋이 대처하며 행위를 녹음하고 사진을 찍도록 했다. 증거 자료를 갖고 가해자 부모를 만나 대화로 해결했다. 딸의 ‘왕따’는 한 달 만에 끝났다.
“학생과 학부모·교사 모두 학교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제 후유증이 길었던 건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학교 폭력은 어른이 나서야 해결됩니다.”
진씨는 학교 폭력을 당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폭력과 따돌림이 발생했다는 것이 파악됐지만 학교는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담임 교사는 진씨에게 “친구들이 처벌받기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열네 살 어린 소녀는 “아니오”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진씨는 “그때 왜 ‘네’라고 하지 못했는지 20년을 후회했다”고 토로했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와 사회가 엄격한 처벌을 해야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을 여의고 딸 넷을 키우던 어머니도 학교폭력에 노출된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헤아리지 못했다.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진씨의 고통은 깊어만 갔다. 인생의 분기점인 대입 학력고사 날, 그는 시험장에 가지 않았다. 식당에서 단무지를 달라는 말도 꺼낼 수 없을 정도로 폐쇄적이 된 그는 제대로 된 직장도 다닐 수 없었다. 그의 청춘은 그렇게 얼룩져 흘렀다.
그가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하나뿐인 딸 때문이었다. “어느 날 제가 딸이 손가락을 못 움직일 정도로 심하게 회초리로 때리고 있더군요. 아이만큼은 엄마와 다른 인생을 살게 해주고 싶었어요.”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의 모습을 스스로에게서 확인한 진씨는 몸서리를 치다 2003년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2년 후 독서치료사 자격증을 땄고, 2007년엔 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웃음치료사로 나섰다.
강의를 하면서 진씨는 자신의 사연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고통과 외로움을 극복하려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진씨는 강의를 듣는 이들과 “나는 나를 사랑한다”를 큰소리로 반복해 외친다. 그를 만나 즐겁게 웃고 맘껏 소리친 이들이 각자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면서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누구도 손 내밀어주지 않는 구렁텅이에서 그가 스스로를 건져낸 것처럼 말이다.
딸을 괴롭힌 학생의 부모 중에는 진씨가 찾아가 문제점을 지적하자 “아이들 일에 어른이 왜 끼어드느냐”는 반응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진씨는 그런 경우 학교와 상담교사가 해당 학생을 접촉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도록 했다.
딸 문제를 직접 해결한 그는 “예나 지금이나 학교 폭력과 관련해 변한 게 별로 없더라”고 지적했다.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학교에 집단 괴롭힘을 예방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진씨는 학교를 믿을 수 없어 올 초 딸을 대안학교로 전학시켰다.
“자살한 대구 중2 학생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을지 누구보다 제가 잘 압니다. 학교폭력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고, 어른들부터 끔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뒤에 어른들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진씨는 “어느 부모도 자신의 아이가 예외일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만 기자